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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갇힌 아이들]① 외출·면회 금지에 지쳐가… 학습·놀이 여건도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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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2-02-23 10:24
  • 조회 : 46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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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보호대상아동들
외부활동 금지되고 봉사자 방문도 끊겨
신체활동·공부 시간까지 줄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생활하는 보호대상아동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고 아동의 외부 출입까지 막히면서 서울시내에 있는 34개 아동양육시설은 아무도 찾지 않고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외딴 섬처럼 고립됐다. 아동들은 한창 뛰어놀 나이에 좁은 시설에 갇힌 채 지내고 있다.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적지 않고, 교육권과 놀이권이 제한되면서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조선비즈는 보호대상아동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어떤 환경에 놓여 있고, 아동들을 위해 정부와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저희는 사실 저희가 제일 심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는 코로나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못 나가가지고. 그때부터 그냥 올스톱 되어가지고. 심지어 저희는 선생님들하고 산책도 못 나가서. 솔직히 주변에 있는 마트나 편의점 같은 경우는 보내줘도 되는데. 딴길로 샐 일이 없어서. 그래서 생각보다 너무 강압적으로 막으니까. 이게 애들 사이에서 되게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하니까.

서울시내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한 보호대상아동이 작년 10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보호대상아동의 인권보장 수요’를 조사하는 연구진과의 심층 면담에서 밝힌 이야기다. 보호대상아동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않아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을 말한다. 2020년 기준 보호대상아동은 전국에 4120명, 서울에 743명이 있다.

가뜩이나 쉽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는 보호대상아동들에게 코로나19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로 보호대상아동이 지내는 아동양육시설에 외출과 면회 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를 갈 수 없게 되면서 보호대상아동의 양육 및 보호권, 교육권, 놀이권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오랜 시설 생활에 지친 아동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정이 학생 한 명 없이 텅 비어 있다. /조선DB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정이 학생 한 명 없이 텅 비어 있다. /조선DB

전문가들은 코로나19라는 해일이 보호대상아동을 무인도처럼 사회에서 고립시켰다고 지적한다. 보호대상아동이 지난 2년 동안 처해 있던 열악한 환경은 연세대 산학협력단의 김현경 교수 연구팀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서울시내 34개 아동양육시설에 있는 보호대상아동 6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중 9명의 보호대상아동과는 심층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선비즈는 설문조사와 심층면담 결과,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속 보호대상아동 선미(가명)의 하루, 그리고 지난 2년을 가상으로 재구성해봤다.

원가족과의 대면 만남이 금지된 기간도 411일이었고, 외부인의 시설 방문이 금지된 기간도 369일이나 됐다. 학교도 비대면 수업을 하는 날이 많았기에 이 기간 선미는 시설에 있는 다른 아동 외에는 사람을 만날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애들이 다른 일반가정집 아이들에 비해서 확실히 체험 같은 걸 못한단 말이에요. 견문을 넓혀야 되는데 너무 갇혀 살다 보니까. 체험 같은 것도 못하고 그러다보니까 애들 스스로 점점 뒤떨어지는 거죠. 원래 코로나 전에는 한 달에 한 두번씩 방끼리 외출을 했는데 그게 사라지게 되니까. 애들 입장에서는 외출할 방법도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자세히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갇혀서 살게 돼서. 이걸 알려줄 사람이 계속 없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되게 힘들어하더라고요.

보호대상아동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가장 힘든 점으로 응답자의 22.3%가 ‘외출 제한으로 인한 답답함’을 꼽았다. ‘외출 제한으로 친구를 자유롭게 못 만나는 것’과 ‘나들이를 못 가는 것’도 2~3위에 꼽혔다. 이 셋을 고른 응답자 비율을 합치면 55%에 달한다.

◇코로나 봉쇄에 학습권·놀이권도 열악

제대로 공부할 여건이 안 되는 것도 선미의 고민거리다. 학교 수업 외에는 공부시간이 전반적으로 줄었고, 성적이나 진로와 관련된 외부 지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비대면 수업을 듣기 위한 공간도 마땅치 않다는 게 보호대상아동들의 이야기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보호대상아동들이 다니는 학원 수는 평균 0.6개였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평균 0.4개로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평일 하루 공부시간은 ‘1시간 미만’이 39.9%, ‘1~2시간’이 27.2%로 2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경우가 전체의 70%에 가까웠다.

공부하는 자리가 생각보다 마땅치 않아가지고, 위에서는 쿵쾅대는데 공부는 해야 돼가지고. 이게 솔직히 정신적으로 힘들었거든요.

선미처럼 코로나19 때문에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보호대상아동은 적지 않다. 연구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아동의 16.8%가 코로나19 때문에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 비율은 초등학생 11.3%, 중학생 16.7%, 고등학생 21.3%로 나이가 많을수록 심리적 어려움을 겪은 비율이 높아졌다. 이렇게 심리적 어려움을 겪은 아동 10명 중 3명은 상담을 받고 싶었지만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신체활동이 심리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신체활동(운동) 시간도 줄었다. 보호대상아동의 신체활동 시간을 조사한 결과 31%가 1주일에 1시간 미만이라고 답했다.

이 연구용역을 발주한 서울시 인권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부분은 논란이 됐다. 작년 12월 23일 열린 인권위원회 회의에서 한 위원은 “지금 위원님들 일주일에 한 시간만 움직이라고 하면 사실 수 있는 분 손 들어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설 밖 외출 금지기간 평균 337일

저는 외출 제한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은데 이게 공문으로 내려오는 거니까. 처음에는 외출 제한으로 아무 데도 못 나가고, 집에만 있으니까. 애들도 많고. 이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환경도 안 만들어지고 해가지고. 그런 게 제일 힘들 것 같아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고등학교 1학년 선미의 가장 큰 고민은 외출 금지였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선미가 있는 시설은 학교 등교를 제외한 모든 외출을 금지시켰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때는 외출 금지도 풀렸지만, 1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외출이 금지된 기간은 337일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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